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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분석:김치⑪] 자연식품, '묵은지' 컨셉 살려 차별화…온라인·홈쇼핑 유통 시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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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박주영 기자] 중소 김치업체의 일반적인 B2C시장 진출 공식은 B2B시장을 먼저 공략해 규모를 키운 뒤 B2C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B2C시장은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져있어 중소업체가 진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연식품의 신민수 대표는 지난 2014년 2월 뒤늦게 김치 사업을 시작해 바로 B2C시장에 진입했다. 제품 차별화와 온라인·홈쇼핑 유통 채널 공략을 통해 설립 2년 만에 성공적으로 B2C시장에 진출한 자연식품을 분석했다.

자연식품은 처음부터 김치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신 대표는 사업 초기 묵은지 감자탕을 간편식으로 개발해 판매를 시작했다. 감자탕에 들어가는 묵은지를 외주업체에게 맡겼지만 품질 수준이 만족스럽지 않아 신 대표는 직접 묵은지를 생산했다. 이것이 신 대표가 김치 사업을 시작한 계기가 됐다.

묵은지에 '담양 대나무' 컨셉 살려 차별화

묵은지 생산을 시작한지 1년 동안 자체적으로 소비되는 것 외에는 매출이 거의 없었다. 신 대표는 유통판로 개척을 위해 발로 뛰며 돌아다녔지만 인지도가 낮아 제품 입점이 쉽지 않았다.

신 대표는 어느 날 TV 프로그램에서 묵은지를 이용해 요리를 만드는 것을 보고, 문득 홈쇼핑에 진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지도가 거의 없는 자연식품이 일반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방송을 이용하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판단했다. 그 다음날 신 대표는 공영홈쇼핑 MD를 만나기 위해 무작정 서울로 향했다. 많은 홈쇼핑 채널 중 공영 홈쇼핑을 선택한 건 수수료가 다른 홈쇼핑에 비해 저렴하고, 규모가 작은 기업도 제품만 좋다면 입점이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외면을 하던 담당MD도 신 대표의 끈질긴 설득을 통해 결국 홈쇼핑에 제품을 입점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첫 방송에 계획한 수량을 모두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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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식품의 묵은지 감자탕 자료:세계김치연구소

홈쇼핑 입점이 쉽지는 않았다. 처음 찾아간 홈쇼핑 MD는 다른 김치 공장에서 만든 묵은지 제품과 차별성이 없어 판매가 어렵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제품의 차별화를 고민했고, 담양이라는 지역적 특징을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담양은 대나무가 유명하고 깨끗한 지역이다. 담양의 청정 자연과 대나무를 활용하면 소비자들에게 일반 묵은지와는 차별된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청정지역 담양의 대나무 잎으로 숙성시켜 맛있는 묵은지’라는 제품 컨셉으로 담당 MD를 다시 설득했고, 결국 공영홈쇼핑(아임쇼핑)에 입점할 수 있었다.

신민수 대표는 “홈쇼핑 입점을 위해 서울을 수십 번도 넘게 다녔지만 열정만으로 제품을 입점하고 판매할 수는 없었다”며 “소비자에게 어떻게 하면 우리 제품을 매력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지역적 특성에서 해답을 찾았다”고 말했다.

지역을 활용한 제품 차별화 전략에는 중요한 고려사항이 있다고 신 대표는 지적했다. 자연식품의 경우 김치의 원료, 대나무 잎을 이용한 숙성 방법 등은 담양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았지만 김치의 ‘맛’은 전라도 특유의 깊은 맛이 아닌 수도권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대중화된 맛으로 만들었다.

신 대표는 “홈쇼핑의 특징 중 하나는 전국으로 제품이 판매되는 것이고, 그 중 수도권 소비자들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담양 지역이 가진 장점을 강조했지만 제품의 맛까지 지역적 특징을 강하게 반영한다면 수도권 소비자에게 외면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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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식품 주변의 대나무 자료:세계김치연구소


홈쇼핑으로 홍보, 온라인으로 판매 전략

홈쇼핑을 통해 묵은지를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온라인 유통 채널의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났다. 홈쇼핑은 짧은 시간에 높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고 광고 효과가 높다는 장점이 있으나 단발성으로 이루어지고 판매 수수료가 높아 회사의 수익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면에 온라인 유통 채널은 수익성이 좋고 입점이 용이하나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면 입점이 됐다고 하더라도 판매로 이어지지 않는다.

신 대표는 홈쇼핑 진출이 온라인 매출 확대에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홈쇼핑을 통해 만족한 고객들이 온라인에서 자연식품의 제품을 다시 구매했다. 또한 홈쇼핑에 방영된 제품이라고 하면 소비자들이 믿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홈쇼핑 채널은 자연식품의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온라인 유통채널은 자연식품의 매출을 상당 부분 감당하고 있다.

자연식품은 온라인 유통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품질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는 전국에서 주문이 들어오기 때문에 배송시간이 길어지면 제품이 상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자연식품은 당일 생산, 당일 배송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배송 전에 2~3시간 강하게 냉장해 제품이 쉽게 상하지 않도록 한다. 현재까지 제품이 상해서 반품된 경우가 한 건도 없다.

신 대표는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온라인 채널에 더욱 집중할 예정이다.
신 대표는 “김치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온라인 채널이 성장하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 기회”라며 “온라인 채널을 통해 영세한 기업도 대기업 제품과 경쟁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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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식품 담양 공장 자료:세계김치연구소

고객의 입맛 따라 김치 생산

자연식품은 동일한 배추김치를 만들더라도 고객에 따라 제조 방법이 다르다. 한번은 거래처에서 김치 맛의 변경을 문의한 적이 있다. 젓갈이 조금 더 들어가고, 맛이 조금 더 달았으면 좋겠다고 요청한 것이다. 고객의 요청에 자연식품은 즉시 반응했고, 해당 거래처에 납품 하는 김치는 별도의 제조 방법으로 생산했다. 제조 공정의 효율이 떨어져 비용이 증가하고, 직원들의 불만도 있었지만 고객의 니즈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자연식품의 핵심 경쟁력이다.

신 대표는 고객 지향적 조직 문화란 ‘고객의 입장에서 원하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충족시켜주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절임 배추의 포장 단위를 20Kg에서 10Kg으로 바꾼 것이다. 소비자의 니즈를 확인하기 위해 인터넷 상품 페이지의 댓글을 주로 확인하는데, 댓글을 통해 발견한 것은 김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다.

과거처럼 많은 양의 김치를 한 번에 담그는 것이 아니라 소량의 김치를 만들고 싶어 하고 배추를 절이는 등의 불편한 과정은 피하고 싶어 했다.
신 대표는 소비자의 니즈를 착안해 깔끔하게 10Kg단위의 절임배추를 포장해 판매했고, 소비자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

신 대표는 “고객지향이라는 것이 거창한 것은 아니다. 고객이 어떻게 변하고 있고 무엇이 불편한가를 고객 입장에서 생각해본다. 포장 단위만 바꿨을 뿐인데 소비자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 아마 다른 절임배추 판매 업체들도 포장 단위를 10Kg으로 바꾸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신 대표는 “지속적으로 고객 지향적 조직문화를 강화해 소비자가 단순히 만족하는 것을 넘어서 감동할 수 있는 김치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라고 덧붙였다.

박주영 기자 pjy@market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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