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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분석:김치③] 김치사업 성공요인 "제품 중심 사고 벗어나 소비자 생각 잡아"

[마켓 박주영 기자] 김치는 한국의 대표적 전통발효식품으로 세계 5대 건강식품에 선정되며 전 세계적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김치 종주국의 위상을 지켜내기 위해 세계김치연구소(소장 박완수)에서 김치 시장과 산업에 대한 분석에 나섰다. 마켓(Market)은 김치 산업의 발전을 위해 세계김치연구소의 보고서를 중심으로 김치 시장을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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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시장 성장 둔화…"시장 재편 가능성 커"

국내 상품 김치 시장의 규모는 약 1조 5천억원에서 2조원 사이다. 단일 식품 카테고리로서는 규모가 큰 시장이다. 만약 상품 김치 시장에서 1%의 시장을 점유하면 2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상품 김치 시장이 성숙기에 들어서면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성장기 시장에서는 시장의 전체 파이가 계속 커지기 때문에 기업들이 기존의 시장점유율을 유지만해도 매년 성장할 수 있다.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면 기업들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거나 시장에서 점유율 경쟁을 해야 한다.

최근 상품 김치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김치 업체들은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앞으로 김치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는 기업들이 도태되면 살아남은 기업은 그 빈자리를 채우며 성장의 기회를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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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시장의 변화 자료:세계김치연구소


김치사업의 핵심 성공요인 "구매·생산·물류·마케팅"

상품 김치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상품 김치 시장에서 성공을 위한 경쟁 우위 요소도 변화하고 있다.

김치 맛· HACCP 경쟁우위 요소 사라져

먼저 김치 시장의 핵심 성공 요소 첫번째는 김치의 품질, 맛이다.

발효식품인 김치는 일정한 맛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동일한 방법으로 김치를 제조해도 날씨와 시간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가정에서 소량 생산하는 김치와는 다르게 상품 김치는 대량 생산을 해야 한다. 김치 제조업체의 직원 교육과 생산 관리가 안되면 김치 품질이 저하된다.

‘맛 좋고 품질이 일관된 김치’를 만드는 제조 역량은 경쟁 우위 요소다. 지난 2000년대 초반에 성장한 중소업체 가운데 상당수가 김치 제품의 맛(품질)이 좋아 입소문을 통해 매출이 증가했다. 현재는 김치의 품질 이 경쟁 우위 요소가 되기 힘들다. 중소업체의 김치 품질이 상향 평준화됐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HACCP 인증이다.

상품 김치를 제조하기 위해선 과거와 달리 HACCP 인증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2000년대 중반 식품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증가하면서 다른 업체에 비해 먼저 HACCP인증을 받았던 기업들은 경쟁 우위를 가졌다. 현재는 HACCP인증을 받는 것이 제도화됐기 때문에 경쟁 우위요소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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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제조업체, 구매·생산·물류·마케팅 역량 중요"

세번째는 구매(조달) 역량이다.

김치 산업에서 원부자재의 조달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농산물의 특성상 가격 변동의 폭이 다른 산업에 비해 크고 날씨에 따라 공급량이 달라진다. 배추 가격이 폭등했을 때 필요한 만큼의 배추를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다면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다.

구매 역량은 김치 산업에 있어 여전히 중요하다. 현재는 많은 업체들이 구매(조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계약 재배, 산지 유통인 활용, 그리고 대형 저온보관창고를 건설해 생산에 필요한 물량을 조기 확보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네번째는 생산 역량이다.

B2C시장은 대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 일부 중소 업체를 제외하면 시장 진입 자체가 쉽지 않다. B2C시장은 B2B시장에 비해 시장규모가 약 1/3 수준으로 작기 때문에, 중소업체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B2B시장 공략을 우선 순위로 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B2B시장에서 중요한 요소는 제품의 품질(맛과 안전성), 가격, 그리고 안정적인 공급(생산)능력이다. 제품의 품질은 상향 평준화됐기 때문에 품질만으로는 더 이상 차별화가 힘들며,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인 생산역량이 더 중요하다.

중소업체들은 시장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 능력 문제로 기회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번 놓친 기회는 생산역량이 있는 업체가 독점하게 된다. 앞으로 중소업체가 경쟁력을 갖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의 생산 설비를 갖춰야 한다.

다섯 번째는 물류(유통) 역량이다.

지금까지 많은 김치제조 중소업체는 해당 공장이 입지한 지역을 거점으로 성장해 왔다. 생산공장과 판매지역이 동일하면 물류비용이 적게 들고, 영업 활동이 용이하며,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공장이 입지한 지역만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앞으로 김치 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물류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더 큰 시장 기회를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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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번째는 영업·마케팅 역량이다.

앞으로 생산 역량과 함께 김치제조 중소업체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이다.
많은 중소 업체에서 자사 김치의 가장 큰 장점은 품질(맛)이라고 한다.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이것은 제품 중심적 사고이다. 제품 중심적 사고는 기능이 뛰어난 제품을 만든다면 소비자가 구매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생산자의 제품 중심 사고 버리고, 소비자 생각 살펴야"

모두 자신이 만드는 제품의 품질이 최고라고 이야기 한다면, 소비자는 큰 차별성을 느끼지 못한다.

마케팅 역량을 강화한다는 것은 ‘소비자 중심적 사고로 조직의 체질을 바꾸는 것’ 을 의미한다.
소비자가 결핍을 채우려는 니즈가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충족 시켜준다면 경쟁사와 차별된 소비자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담양의 한 업체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절임 배추를 판매하고 있다. 절임 배추는 일반적으로 20Kg 단위로 포장이 되어 판매하는데, 이를 구매하는 고객은 주로 여성이다. 그 업체의 대표는 여성이 20Kg이나 되는 절임 배추를 들고 이동하는 것 은 어렵다는 점과 점차 김장의 양이 줄어드는 것에 착안해 10Kg 단위로 깔끔하게 포장한 절임 배추를 런칭했다. 그 결과, 10Kg단위로 포장한 절임 배추는 해당 유통 채널에서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는 절임 배추가 됐다.

중소 김치 업체들은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할지 고민할 시기다. 고객 중심으로 시장을 세분화하고, 자사 역량이 극대화 될 수 있는 목표 시장을 정해 경쟁사와는 다른 고객 가치를 만들어내는 역량이 필요하다.

차별화된 가치는 전문적인 역량이나 많은 돈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포장 단위만 바꿔도 고객에게 완전히 다른 가치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주영 기자 pjy@market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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