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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분석:블록체인⑧] 선물거래 시작...디지털 자산 가능성 '촉각'

[마켓 황성수 기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인류는 농업 경제에서 산업 경제로, 그리고 이제는 디지털 경제로 넘어가고 있다. 정보통신·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전 세계 사람들이 디지털 경제에서 소통한다.
데이터가 자원인 시대 몇 년 전부터 외신에서는 ‘Data is the new oil of the digital economy.’라는 문장이 심심치 않게 나왔다. 디지털 경제에서는 정보와 지적 산출물, 데이터의 가치가 중요하다.

FANG(Facebook, Amazon, Netflix, Google)이나 BAT(Baidu, Alibaba, Tencent)같은 거대 공룡기업들은 우리가 끊임없이 입력하는 데이터를 먹고 자랐다. 많은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해 잘 해석하는 기업들이 산업의 경계를 넘어 시장을 정복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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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NETFLIX AMAZON FACEBOOK ALPHABET시가총액 합산 추이,자료: Bloomberg

디지털 경제가 빠르게 커지고 있는데 그 수혜를 누리는 기업은 소수의 공룡 기업이다.

소수 기업이 수혜 독식


석유가 발견되었을 때 에너지 기업들이 독과점화되어 성장하던 것과 유사하다. 데이터라는 자원을 소수의 기업이 빠르게 흡수하면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공룡기업들은 강하게 만들고 있는 데이터는 다름 아닌 우리가 제공한다. 사용자가 데이터를 입력해주고 공유해주지 않았더라면 이토록 빠르게 시장을 잠식할 수 없었을 것이다. 데이터가 새로운 자원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댓가를 지불하지 않는다. 24시간 휴대하는 스마트폰을 통해 얼마나 많은 개인 정보들을 가져가고 있는지, 어떤 용도로 활용되고 있는지 불안감은 사용자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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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지수와 다우인터넷 업종지수 추이,자료: Bloomberg

밀레니얼 세대가 아니더라도 오늘날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이 디지털로 생산하고 소비한다. 개인, 기업, 정부 할 것 없이 거의 모든 영역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외치고 있다. 이대로라면 인터넷 공룡기업의 데이터 독과점은 심화될 것이다. 이미 수많은 기업들이 아마존 AWS클라우드 서비스에 정보를 저장하고 있다.

지난 수백년간 실물경제에서 쌓인 정보가 디지털화 될수록 디지털 경제의 규모는 어마어마하게 커질 것이다. 지금은 인터넷 검색이나 SNS, 게임 정도를 디지털 경제로 본다면 앞으로는 실물경제의 산업들이 디지털화 되면서 실물경제와 디지털 경제의 경계가 무너질 것이다.

과도한 상상이라고 생각하는가?
이미 사무직 업무의 대부분은 디지털로 바뀌었다. 대부분의 업무가 데이터로 남는다. 앞으로 더 많은 영역이 디지털 경제로 흡수될 것임은 자명하다.

블록체인 기술은 데이터 독과점에 대항하는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데이터라는 자원을 생산자가 직접 관리하고 그 가치를 교환할 수 있게 할 때 비로소 인터넷 초기부터 추구했던 정보의 민주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규제로 암호화폐를 법정화폐와 교환하거나 실물을 구매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디지털 경제 내에서만 가치를 갖게 된다 해도 디지털 자산으로 존재할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비트코인 선물거래, '디지털 금' 가능성

2017년 12월 10일.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Chicago Board Options Exchange)가 그리고 18일에는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미국 시카고 상업거래소(CME: Chicago Mercantile Exchange)가 비트코인을 기초로 하는 선물거래를 개시했다.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물 출시를 먼저 발표한 것은 시카고 상업거래소였는데 실제 상품은 시카고옵션거래소가 먼저 출시했다.

CME 그룹에 따르면, 비트코인 선물은 ‘CME CF 비트코인 레퍼런스 레이트(BRR)’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비트코인 지수인 BRR은 2016년 11월 CME와 영국 런던의 디지털 화폐 거래소인 크립토퍼실리티즈가 공동으로 만든 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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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E 그룹의 비트코인 선물상품 개요,자료: CME, 한화투자증권

CME그룹은 디지털 자산을 거래하고자 하는 수요가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비트코인 선물 출시를 결정했다.

비트코인 선물거래는 비트코인이 비로소 제도권 금융시장에 진입한다는 의미에서 기념비적 이벤트라고 볼 수 있다. 당시 CME는 홈페이지에 비트코인을 금, 법정화폐와 비교해 설명하는 글을 게시했다.

게시글에서 인상적인 부분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금과 비트코인은 총량이 한정되어 있고 가격이 올라갈수록 채굴경쟁이 심화된다. 경쟁이 심화되면 원가인하 시도가 강해지는데 이것이 선형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정체기를 겪는다.

CME는 이를 천연가스 공급에 비유했다.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면 투자가 증가하지만 천연가스의 실질적인 공급이 증가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공급 부족 기간을 겪는다는 것이다. 시차를 두고 공급을 증가시키는데 성공하면 한동안 가격은 정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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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바, 사진=pixabay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이 높기는 하지만 투자자들은 과거에 유사한 수준의 변동성을 보였던 자산에 여전히 투자하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은 1929년에서 1933년 사이에 89%의 하락을 경험했고 1954년에야 회복했다. 이후에도 1973년과 1974년 사이 47% 하락, 2000년부터 2002년 사이 50% 하락, 2007년 10월부터 2009년 3월까지 약 60%의 하락을 경험한 바 있다.

원유 가격은 2008년 최고치 대비 67% 하락한 바 있다.

단, 비트코인과 주가지수, 원유 가격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투자자들이 주가지수와 원유는 모두 위험자산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법정화폐는 가치의 저장보다는 교환의 매개 수단으로서 금보다 실용적이다. 재화나 서비스 구매로 소비하지 않으면 법정화폐의 가치는 인플레이션만큼 하락하기 때문에 소비할 유인이 있다. 반면 금이나 비트코인은 교환의 매개 수단보다는 가치의 저장으로서의 기능이 좀더 우수하고 가치의 척도나 지불 용도로는 미흡하다.

비트코인은 화폐라고 볼 수 없다. 가격이 안정적인 안전자산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변동성이 큰 투자자산으로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다.

황성수 기자 hss@market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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