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나들가게 성공기⑩] 북면마트 "밝아진 간판과 매장이 손님 불러"

[마켓 박주영 기자] 5년째 운영중인 북면마트는 천안시 북면 오곡리에 있습니다.

오곡리 인근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는 시골이고, 저희 슈퍼마켓은 주유소와 바로 붙어 있습니다. 시골도로 옆 주유소와 함께 있다 보니 운전자들에게는 휴게소처럼, 휴가철에는 유원지의 매장처럼 운영되기도 하지만 인근에 마땅히 생필품을 구할 가게가 없는 지역 주민들에게는 꼭 필요한 슈퍼마켓 겸 동네 사랑방입니다.

담배, 주류가 주요 판매품이지만 간단한 캠핑용품을 비롯해 낚시용품 등 많은 품목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특성상 주민이 찾는 물건 중 없는 것은 시내에 나가 구해 드리기도 하며 지역에서 꼭 필요한 슈퍼마켓이 되었습니다.

슈퍼마켓을 개업하기 전에는 자동화기기 제조, 수출 일에 30년간 종사했습니다. 30년간 운영한 회사의 갑작스러운 부도로 힘들어하던 중에 친지의 건물에 2년여 간 운영하다가 폐업 중인 가게를 선택의 여지없이 인수해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등 떠밀리듯 시작한 슈퍼마켓은 물건의 구매, 진열 등 모든 게 낯설고 힘들었습니다. 결국, 대리점, 슈퍼 조합을 통해 소개받은 사람에게 비싼 일당을 주며 물건의 진열을 배워가며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center
북면마트 정다원 부부. 자료 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그 후 독학과 경험으로 물건을 구매하고, 진열했지만 늘 부족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영업방법이 기존에 하던 사업과 달랐습니다. 기존의 사업은 계약을 위한 지속적인 만남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대인관계였지만, 슈퍼마켓은 소매영업의 특성상 여러 특성의 사람들을 스치듯 대해야 해서 이전과 다른 또 다른 기술이 필요했습니다.

또 다른 어려움은 지역주민들도 동네에 이런 슈퍼마켓이 있는 것이 낯설었지만, 저도 지역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기존 매장을 운영하다 실패한 경험자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주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매장을 깨끗하게 관리 하는 등 열심히 노력하니 동네에서 이방인이 아닌 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물건 구매를 위해 슈퍼조합에 방문했다가 물건 구매자금, 구입경로 등에 대한 고민을 상담하니 나들가게를 신청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조언을 접했습니다. 생소한 이름이지만 나들가게가 되면 구형이어서 속을 썩이던 포스도 지원을 해 주고, 간판이나 자금 지원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반가움에 바로 준비하고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center
북면마트

그렇게 지원받은 포스와 간판 그리고 시설개선 과정에서 바꾼 냉장고는 큰 도움이 됐습니다. 시설이 좋아지자 북면마트를 낯설어하던 주민들도 칭찬하며 자주 찾아 주었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밝아진 간판과 깔끔해진 매장, 특히 지나가는 운전자들도 나들가게 간판을 보고 주저 없이 차를 세우고 들어와 매출이 늘었습니다.
나들가게로 지정되고 전담 컨설턴트를 배정받았지만, 초보 중에 왕초보인 저희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저희는 견학이나 체험 등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교육이나 강의는 그런 부분이 없어 아쉬웠습니다. 시설 개선 과정에서 저희가 판매하던 물건을 빼고 처음부터 다시 진열하고, 동선을 계획해 통로를 확보하고, 조명계획도 세워 조명공사를 하는 등 초보자는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경험자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소중하고 살아있는 교육이었습니다.

일련의 과정들을 겪으며 매출은 점차 늘어나 매장도 제대로 자리를 잡는 느낌이 들었고, 저도 제대로 된 슈퍼마켓의 주인이 되어 갔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이 있으면 시내에 나가 소매로 구하더라도 꼭 구해드리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구해 갖다 드리니 판매 수익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주민들의 불편함을 해결해 드리는 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수도꼭지가 고장 났다고 어려움을 토로하는 분이 있으면 수도꼭지를 구해와 연장을 갖추고 찾아가 수도꼭지를 바꿔 드리고 또 다른 불편한 부분이 없는지 까지 챙겨드리고 있습니다.

저희는 나들가게 제휴서비스로 택배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는데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을 타지의 자녀들에게 발송하는등 지역의 노인들이 이 택배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르신들이 많다 보니 포장을 엉성하게 해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가 꼼꼼히 포장을 다시 해 드리는 서비스도 제공해 드리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이 워낙 시골이라서 외출을 해야 하는 어르신들의 경우 하루에 몇 번 다니지 않는 버스 시간이 맞지 않아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분들을 만나면 가까운 곳은 모셔다드리거나 버스가 많이 다니는 큰길까지 무료로 모셔다드리고 모셔오는 등 이제는 지역주민들과 어울려 살고 있으며 지역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꼭 필요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지역민들과 어울려 형님, 동생처럼 편하게 지내며, 부부가 가게를 비우지 않고 늘지키니 이제는 지역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초보 슈퍼마켓 사장님들이 매장 경험을 할 수 있는 교육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소상공인의 대다수가 저희처럼 선택의 여지조차 없이 창업하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시작하게 되면 마땅히 도움을 받을 곳이 없는데 초보 소상공인들이 실질적으로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면 성공적이고 모범적인 나들가게를 지역별로 몇 군데 선정해서 며칠 혹은 몇 시간이라도 가서 보고, 경험하고, 이야기를 듣는 교육 과정이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해 봅니다. 호텔, 백화점같이 고급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곳의 친절, 서비스를 몸소 체험해 보길 권합니다. 그런 곳에 가서 내가 받은 서비스 중 기분 좋은 서비스를 우리 가게에 오는 손님들에게 제공한다면 손님들도 나처럼 기분이 좋지 않을까요?

장사꾼이라는 생각보다는 직장인이라는 개념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내 가게지만 직장에 출근한다는 개념을 갖고, 직장생활 하듯이 복장도 깨끗하게 하고, 매장도 깨끗하게 청소하고 유지한다면 손님들이 먼저 알아보고 인정해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박주영 기자 pjy@markettimes.co.kr
<저작권자 © Mark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